에스프레소의 시작은?
에스프레소는 20세기 초반 이탈리아 밀라노 지역에서 처음 개발되었다. 1940년대 중반 스프링 피스톤 레버 머신이 개발되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에스프레소 커피가 제조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에스프레소의 어원은 압력을 가해(press) 짜낸다(ex-, es-)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여기에 중의적인 의미로 빠르게(express, espress) 추출해 냈다는 뜻도 담겨 있다.
에스프레소는 곱게 간 원두에 고온, 고압으로 소량의 물을 투과시켜 추출해 '데미타스' 컵에 담은 커피다. 여기서 '데미타스'란 에스프레소와 같이 적은 양의 커피를 마실 때 쓰는 작은 잔으로, 보통 60ml에서 90ml까지의 액체를 담을 수 있는 잔을 말한다.
좋은 데미타스는 잔 벽면이 두껍고, 한 번 마실 때 너무 많은 양이 입으로 넘어가지 않아야 하며, 잔과 바닥 사이의 거리가 보통 잔보다는 많이 떨어져 있어야 한다.
대부분 에스프레소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들은 바(Bar)형대로 운영된다. 그 이유는 에스프레소가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문화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바쁜 일상 중에 근처 카페에 들러 에스프레소 한 잔을 빠르게 마시고 떠난다고 알려져 있다. 스탠딩 바 형식 또한 직접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보거나, 커피 마시는 과정을 다른 손님들과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이탈리아인들에게 에스프레소는 단순한 커피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에스프레소바(Espresso Bar)가 인기를 끌고 있다. 리사르(신당), 바마셀(용산) 등 이미 핫플레이스로 유명한 에스프레소 바도 여럿 등장했다.
합정동 5년차 주민으로 다녀본 합정 에스프레소 바 세 곳을 소개하고 직접 경험해 본 솔직 후기도 공개한다.
오우야(OUYA ESPRESSO BAR) 영업종료(2023. 3월 기준)
+추가
오우야 합정점은 2023년 3월 기준으로 영업을 종료하였다. 하지만 현재 같은 자리에 에스프레소 바가 새롭게 오픈하였으니(Lounge X) 대신 그곳을 방문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주소: 서울 마포구 성지길 45 엠슨빌딩 1층(합정역 7번출구 도보 3분)
인스타그램: @ouya_espressobar
영업시간: 월-토 10:00 - 20:00 (19:30 라스트오더), 일요일 휴무
가격: 에스프레소 2,500원~
주문방식: 키오스크
'산미 없이 진한 궁극의 각성 커피'라는 슬로건으로 에스프레소 문화에 낯선 이들에게 에스프레소를 널리 알리고자 서울 시내 여러 곳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오우야. 오우야 에스프레소의 1호점이 바로 합정동이다. 오우야는 현재 합정, 해방(용산), 종로, 마곡에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오우야 합정점은 역에서 가까운 거리(도보 3분)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우수한 편이다. 노출 콘크리트와 브랜드 색상인 초록색 로고를 인테리어에 적용했으며, 전면이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외부에서도 훤히 안이 들여다 보이는 모던한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바 테이블과 의자 없는 원탁 테이블 2개로 내부 공간이 좁지는 않아 비교적 편하게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다.
어느덧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오우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산미 없는 원두를 판매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사람은 구매해 봐도 좋을 것 같다.
+솔직 후기
에스프레소와 이를 기반으로 바레이션된 다양한 에스프레소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아르바이트생의 센스에 따라 맛과 서빙이 조금씩 달라지는 점은 아쉽지만 여러 종류의 에스프레소를 경험할 수 있고, 평타 이상의 맛을 기대할 수 있는 곳.
바이러닉 에스프레소 바(BYRONIC ESPRESSO BAR)
주소: 서울 마포구 독막로 46 1층(상수역 4번 출구에서 380m)
인스타그램: @byronic_espressobar
영업시간: 화-일 11:00 - 19:00 (18:30 라스트오더), 월요일 휴무
가격: 에스프레소 4,000원~
주문방식: 키오스크
바이러닉은 사실 조금 특이한 에스프레소 바이다. 바이러닉의 시작는 에스프레소 바가 아니었다. 바이러닉이라는 사진 스튜디오가 먼저이며, 사진작가인 대표가 커피 문화에 관심을 갖고 오픈한 곳이 바이러닉 에스프레소 바다. 바이러닉 또한 합정, 여의도, 제주 등 서울과 제주에 지점을 두고 있다.
바이러닉 스튜디오는 흑백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포트레이트(인물사진) 스튜디오로, 흑백사진만이 가진 본연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대중에게 흑백 사진을 매력을 알리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흑백사진 전문 스튜디오의 본질을 담아 바이러닉 에스프레소 바의 인테리어 또한 블랙 & 화이트다. 매장에 들어서면 흑과 백의 세련된 디자인이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스튜디오와 여러 지역의 에스프레소 바를 운영하는 대표의 기획력이 돋보이는 다양한 이벤트(사진 촬영 이벤트 및 브랜드 콜라보 등)를 경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솔직 후기
일반 에스프레소 바 치고는 비싼 가격이지만 에스프레소를 생수(탄산수)와 함께 제공하고, 비정제 설탕을 쓰고 있어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셔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는 기분이다. 원두에서 산미가 강하게 느껴져 산미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듯하다.
에스프레소바 슈가(Sugar)
주소:서울특별시 마포구 합정동 토정로 37(합정역 7번 출구에서 532m)
인스타그램: @espressobarsugar
영업시간: 월화, 목금: 12:00 - 16:00
정기휴무 (매주 수요일)
토~일: 14:00 - 18:00
가격: 에스프레소 3,200원~
주문방식: 대면 방식
나는 합정 주민이지만, 에스프레소바 슈가가 문을 연 것을 본 적이 별로 없다. 이 집의 영업시간 때문이다. 영업시간이 보통 4시간 남짓이라서 굳이 시간을 맞춰서 그쪽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방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에스프레소바 슈가는 합정동 메인 로드가 아닌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한 몫한다. 물론 그 라인에 '은하수 다방'도 있고, 바로 옆에 '빈브라더스' 합정점이 있어 찾아가기는 쉬운 곳이다.
어쩌다 운좋게 그 앞을 지날 때 문이 열려 있다면, 무조건 들어가서 한 잔하게 되는 곳이 에스프레소바 슈가다. 이곳은 사장님의 본업은 '어나더빈스'라는 로스팅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네이버스토어에서 원두도 판매한다. 이곳에 에스프레소 바를 운영하는 것은 좋은 원두를 대중에게 소개하고픈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본업 때문에 에스프레소 바의 영업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는 듯하다.
이곳의 특이한 점은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는 원두를 2종으로 구분하는데 이탈리아 스타일의 '트레디셔널 에스프레소'와 스페셜티 커피인 '모던 에스프레소'다. 모던이 트레디셔널보다 조금 더(몇 백 원) 비싸다고 안내되어 있는 것을 보면, 대중적인 원두와 고가의 원두를 모두 맛보고 싶은 호기심이 많은 커피 러버들에게 인기가 좋을 것 같다.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한 다양한 메뉴를 만날 수 있으며, 2잔 세트 구성으로 조금 할인된 가격에 여러 종류의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 있다는 장점도 누릴 수 있다.
+솔직 후기
위에 소개한 두 군데 보다 에스프레소의 밸런스가 좋다(개인적인 취향). 에스프레소와 로스팅에 진심인, 포스 넘치는 사장님이 직접 서브를 해주셔서 항상 맛이 일정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앞서 말한 듯이 오픈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올해 5월에 운영을 종료할지도 모른다고 하니, 관심이 있다면 그전에 방문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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