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금빵이 유행이던데?
소금빵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일까? 내가 소금빵을 알게 된 것은 10여 년 전이다. 한때 멜론빵, 야끼소바빵 등을 판매하는 일본의 베이커리가 유행하면서 '시오빵'이라는 존재를 알게 됐다. 시오빵이 소금빵의 원조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요즘 한국 빵 시장에서 소금빵은 어느 때 못지않게 핫한 것만은 확실하다.
다른 빵들에 비해 소금빵은 맛이 자극적이지도 비주얼이 화려하지도 않아서 그다지 눈에 띄는 빵은 아니다. 하지만 소금빵의 매력에 한번 빠지게 되면 소금빵만 찾으러 다니는 기이한 경험을 누구나 하게 된다.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밋밋하지만 고소하고 짭짤한 그 맛을 거부하기란 쉽지 않다. 먹을 때는 모르지만 자꾸만 생각하는 마성의 매력이랄까?
이번에 글을 쓰려고 소금빵의 유래에 대해 찾아봤으나 자세히 설명된 글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인지 소금빵의 원조 또는 소금빵의 정석이라고 할만한 것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어떤 가게의 소금빵은 모닝빵처럼 부드럽고, 또 어떤 가게의 소금빵은 바게트처럼 딱딱하다. 그러나 모두 소금빵이라고 불리는 미스터리...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포인트는 소금빵은 반으로 갈랐을 때 가운데 동굴같은 구멍이 있어야 한다. 제조 과정에서 반죽을 밀대로 길게 펼친 뒤 가운데 버터를 넣고 돌돌 말아서 굽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가운데 들어간 버터가 녹으면서 동굴 같은 구멍이 생기고, 그 버터가 녹아서 바닥이 지글지글 갈색 빛이 돌게 익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사람이 누룽지 또는 후식 볶음밥의 누른 부분을 좋아하듯이 나는 소금빵 밑에 지글지글하게 누른 부분이 그렇게 맛있다. 망원동에는 소금빵으로 유명한 다양한 빵집(밀로밀, 베이커리나무 등)이 있지만 오늘은 소금빵을 전문으로 하는 두 곳을 소개하고 비교하려 한다.
바로 망원동의 떠오르는 소금빵 터줏대감 '소금방'과 '레스피레'다.
소금방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 42-1 1층
영업시간: 월~금 11:30~21:00 / 토일 11:00~21:00
빵 나오는 시간: 월~금 11:30, 14:30 / 토일 11:00, 14:30
가격: 3,000~(기본 소금빵)
메뉴: 플레인 소금빵, 부추 소금빵, 청량고추 소금빵, 올리브 소금빵, 명란버터 소금빵 등

소금방은 소금빵이 한창 뜨기 시작하던 지난해 여름 망원동 대로변에 오픈했다. 큼지막한 간판에 '소금방'이라는 이름 덕분에 모든 사람이 '아 저 집은 소금빵하는 집이구나?'라고 알 정도랄까? 심지어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어서 사장님이 가게를 보시는 안목이 좀 있으신 것 같다.
'좋은 소금에 진심입니다♡ 고메버터와 셀루살 소금을 사용합니다.'라는 인스타그램 설명글을 보면 버터와 소금에 듬뿍 빠진 사장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특이한 점은 MBC 놀면 뭐하니의 인력사무소 편에서 신봉선이 아르바이트한 카페로 소개되었다는 것. 그때 들었던 사장님의 이야기 중에 직장생활을 하다가 퇴사 후 베이커리 카페를 개업하게 되었다는 사연이 기억에 남는다.
레스피레
주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3길 55-2 지1, 1층
영업시간: 매일 12:00~22:00
빵 나오는 시간: 13:00 / 15:00 /18:00
가격: 2,800~(기본 소금빵)
메뉴: 플레인 소금빵, 갈릭크림치즈 소금빵, 앙버터 소금빵, 잠봉뵈르 소금빵, 고르골졸라 소금빵 등
※ 빵 예약 가능,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1인 5개까지

내부 인테리어가 고풍스러운 유럽스타일, 올드하지 않은 세련된 분위기기 있어 그런지 촬영 대관이 많다고 한다. 운영 시간이 변경될 경우에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지된다고 하니 방문하기 전에 한 번씩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레스피레가 처음 오픈했을 때는 크로와상을 주로 판매하는 매장이었으나 지난해 4월 경부터 소금빵을 메인으로 하는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금빵으로 메뉴 변경 후에는 주말에 일찍 빵이 품절되는 경우도 많아서 네이버 플레이스를 통해 미리 예약을 한다면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을 것 같다!
소금방 - 레스피레 위치는?

소금방과 레스피레는 모두 망원동에 위치해 있다. 두 가게의 거리가 네이버 지도 기준 걸어서 3분정도 걸린다고 하니 가까운 편. 한 군데서 빵이 매진되면 다른 빵집을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카페 매장 모습



소금빵 비주얼 비교

집에 와서 소금빵을 접시에 올렸다. 사이즈는 레스피레(2,800)가 조금 작고 소금방(3,000)이 조금 크다. 저울에 쟀을 때 58g과 60g으로 아주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소금빵은 버터를 빵 안에 넣고 굽기 때문에 열에 의해서 버터가 녹아 바닥으로 흘러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녹은 버터가 오븐 바닥 팬에 닿아 빵의 밑부분이 지글지글 끓게 되는데, 그러면 사진과 같이 빵의 바닥면이 누룽지처럼 된다. 이게 바로 다른 빵들과 소금빵의 차이 중에 하나이다.

반으로 가르면 가운데 버터가 들어갔던 부분에 동굴처럼 비어있는 것이 보인다. 먹었을 때 식감은 레스피레의 소금빵은 부드럽고 소금방의 소금빵은 파삭하다. 파삭함을 눈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바로 표면의 크랙인데, 오른쪽의 소금방의 빵을 손으로 잘랐을 때 크랙 때문에 바닥에 떨어진 빵 조각을 보면 알 수 있다.
소금방의 장점이 파삭한 식감이라면, 레스피레의 장점은 풍부한 버터 향이다. 레스피레 매장 앞을 지날 때면 고소~한 버터향이 문밖으로 흘러나와 도저히 그냥 지나치기 어려울 정도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레스피레의 소금빵 안 동굴에는 버터가 조금 남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풍부한 버터 향의 소금빵을 맛볼 수 있었다.
총평
소금빵이 인기인 만큼 집집마다 다른 특징의 소금빵을 만날 수 있다. 부드럽고 고소한 소금빵이 먹고 싶다면 레스피레 추천, 파삭하고 담백한 소금빵을 먹고 싶다면 소금방을 추천한다. 물론 두 카페 사이의 거리가 멀지 않으니 기회가 된다면 두 매장 다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그리고 포장해서 집에 오면 꼭 데워먹기를 바란다. 식은 소금빵은 매력이 없다. 데워 먹으면 정말 천상의 맛이다. 이상으로 합정동 주민의 망원 소금빵 맛집 추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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